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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낮잠 시간에 끝내는 미니 업무 리스트

by 뉴저지오맘 2025. 5. 6.


아기의 낮잠 시간은 말 그대로 황금 시간대이다. 하루 중 아이가 유일하게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이며,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자유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아까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 허비하기 위해, 내가 실제로 낮잠 시간에 해내고 있는 미니 업무 리스트를 공유해보려 한다. 

아기 낮잠 시간에 끝내는 미니 업무 리스트
아기 낮잠 시간에 끝내는 미니 업무 리스트

 

육아를 병행하는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는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의 효율이 달라진다.
하지만 현실은 늘 이상과 다르다. "아이가 낮잠 자면 이거 해야지" 생각했다가 막상 아이가 잠들면 몸도 마음도 지쳐버려 휴대폰만 만지다가 끝나버리는 날도 많다. 혹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시간을 놓친’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리스트는 집중력을 요하면서도 1~2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업무로 구성되어 있다. 반복적으로 가능한 것, 성취감이 큰 것, 그리고 감정적으로 소진되지 않는 것 중심으로 선별하였다. 모든 리스트는 완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을 위한 방향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 짧고 확실한 신뢰의 시간

낮잠 시간에 가장 먼저 손대는 것은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메시지에 대한 답변, 메일 작성, 회신 정리, 간단한 자료 전달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업무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며, 명확한 피드백을 주거나 요청을 정리해 보내는 일이라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방금 확인했습니다. 내일까지 수정해 보내드릴게요."처럼 짧은 메시지 한 줄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안정감을 주는 말이 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길게 끌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짧고 단호하게 마무리할수록 좋다. 낮잠 시간에 딱 맞는 업무인 셈이다.
또한, 이 시간에 ‘주고받은 피드백’을 정리하고, 이후 업무의 우선순위를 메모장이나 캘린더에 정리하는 것도 함께 이뤄진다. 하루를 통틀어 가장 집중력 있는 시간이 아니더라도, 논리적이고 간결한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업무 외에도 잠깐의 행정 업무 – 예를 들어 견적서 파일 보내기, 회의 일정 확정, 작업 범위 확인 등도 이 시간대에 처리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러한 기본 소통이 잘 되어야 다음 업무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결국 이 시간은 ‘성과’보다 ‘관계’를 다지는 시간이다. 간단한 일이라도 빠르고 정리된 소통은 좋은 프리랜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에, 낮잠 시간의 첫 20~30분을 커뮤니케이션에 쓰는 것이 루틴이 되었다.

자료 수집과 아이디어 정리: 깊이보다 넓게 생각하는 시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새 프로젝트를 위한 인풋을 넣는 작업도 낮잠 시간에 딱 맞는다. 이 시간에는 완성도 높은 산출물을 만들기보다는, 아이디어의 씨앗을 심는 일이 적합하다. 내 경우 브랜드 관련 작업이 많다 보니, 벤치마킹 사례나 디자인 레퍼런스, 트렌드 분석, 유튜브/블로그 리서치를 자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정 클라이언트의 산업군이 ‘여성 건강’이라면, 관련 브랜드의 비주얼 트렌드를 검색하고 정리한다. 일일이 저장해두기보다는, Notion이나 Google Keep에 간단하게 코멘트를 붙여 저장한다. 이 작업은 ‘몰입’보다는 ‘탐색’ 중심이므로, 낮잠 시간처럼 제한된 시간에 유용하다. 집중이 길게 필요하지 않고, 중간에 깨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는 ‘한 줄 요약’을 통해 생각의 구조를 단순화하려 한다. 생각은 넓게 펼치되, 메모는 짧고 선명하게 남기는 것이다. 이것이 나중에 깊은 작업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주제든 인풋이 정리되어 있어야 아웃풋이 매끄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여러 탭을 열어 놓고 ‘무작정 보기’보다는, 오늘 꼭 찾아야 하는 것 2~3개만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피로하지 않고, 정리도 빠르다.
결국 낮잠 시간은 깊이보다 넓이, 완성보다 구조 정리에 적합한 시간이다.

반복 가능한 작업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 시간

낮잠 시간에는 종종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을 자동화하거나 템플릿화하는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이메일 서식 정리, 견적서 양식 만들기, 블로그 포맷 템플릿화, 포트폴리오 자동 업로드 구조 짜기 등이다.
이런 작업은 급하지 않지만, 한 번 해두면 다음부터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낮잠 시간에 하기 적합하다.
특히 프리랜서로서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준비된 답변’ 리스트를 만들어두는 것도 유용하다.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시안은 몇 개 제공되나요?”와 같은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공통 답변을 문서로 만들어두면 매번 새로 쓸 필요가 없다. 이러한 템플릿은 예상치 못한 문의가 들어올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SNS 콘텐츠 업로드 루틴을 자동화하는 것도 이 시간에 진행한다. 예를 들어, 캡션과 해시태그를 미리 작성해두고 캘린더에 예약해 두면, 일일이 업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Canva나 Notion, Buffer, Later 등 도구를 활용하면 훨씬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 정리는 창의적인 작업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나의 리소스를 줄여주는 중요한 일이다. 매번 같은 일로 에너지를 쓰는 대신, 시스템이 대신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낮잠이라는 제한된 시간이야말로 이 작업을 ‘딱 끊고 끝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글쓰기와 콘텐츠 초안: 흐름이 생길 때 빠르게 붙잡기

아이의 낮잠이 예상보다 길어질 때, 나는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한다. 완성된 블로그 글이나 긴 에세이를 쓰지 않아도 좋다. 짧은 초안, 키워드 정리, 구체적인 단락별 제목 만들기, 혹은 지난 글을 다듬는 등 소규모 콘텐츠 편집에도 낮잠 시간은 안성맞춤이다.
글쓰기는 깊은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생각의 흐름'만 잡히면 30분에도 가능하다. 특히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을 때, 누군가 말 걸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환경에서 적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낮잠 시간은 정적이다. TV 소리도, 대화 소리도 없다. 이 정적 속에서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글감이 떠오른다.
특히 콘텐츠를 쌓는 프리랜서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브랜딩의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직접 써보면 느껴지겠지만, 블로그 글 하나라도 초안을 미리 잡아두면 나중에 마무리하기 훨씬 수월하다. 나는 미완성 초안만 10개 넘게 가지고 있고, 그 중 많은 글이 낮잠 시간에 쓰인 것이다.
또한, 글쓰기는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엄마/아빠로서 감정적으로 소진되었을 때, 짧은 글 한 편 쓰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되는 경험을 종종 한다.
그렇기에 낮잠 시간에는 완성보다도, 흐름을 붙잡아 기록해두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아기의 낮잠 시간은 물리적으로 보면 그리 길지 않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안팎이다. 어떤 날은 예고 없이 15분 만에 깰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내가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것과 달리 예상보다 길게 자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의 ‘길이’보다 훨씬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육아를 병행하는 삶에서, 낮잠 시간은 단지 일하는 시간이 아니다. 이 시간은 내 이름으로, 내 능력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일 수 있다. 말 그대로 자기 효능감을 되찾는 시간이다.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있다 보면,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흐릿해지는 순간이 있다. 더 이상 디자이너도 아니고, 기획자도 아니며, 내 이름보다는 ‘엄마’로만 불리는 시간이 대부분이 된다. 그렇게 하루가 끝났을 때, “나는 오늘 뭐 했지?”라는 허무함이 남는 날도 많다. 그런데 그런 하루 속에서도, 아이가 자는 1시간 동안 내가 직접 만든 문장을 한 줄 써내려가고, 클라이언트에게 메일을 보내고, 자료를 정리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나도 여전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강한 위로가 된다.
또한 낮잠 시간은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반복되고, 스케줄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생활 속에서 이 한 시간이 루틴을 가능하게 한다. 마치 파도가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듯, 정신없이 몰아치는 육아의 흐름 속에서 살짝 드러나는 해변 같은 시간이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해내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더 크다.
프리랜서라는 정체성은 자율성과 자유로움으로 설명되곤 하지만, 사실 그만큼 외롭고 불안정한 구조 위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육아와 동시에 병행한다면 이 정체성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아이가 아프면 일정을 미뤄야 하고, 에너지가 고갈되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낮잠 시간이라는 고정된 구간이 하루에 한 번 존재한다는 사실은, 내 삶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중심축’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 축이 흔들리지 않는 한, 나는 어떤 하루든 다시 나를 정렬시킬 수 있다.
게다가 낮잠 시간은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에게 답장을 보내고, 내 콘텐츠를 기획하고, 반복 업무를 시스템화하는 작은 움직임이 쌓이면서 나라는 프리랜서의 안정성과 전문성이 생긴다. 이 시간에 조금씩 다듬어진 내 루틴과 작업 방식은 결국 나만의 브랜드 자산이 되어 돌아온다.
무엇보다 낮잠 시간은 ‘혼자 있는 시간’이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 시간, 방해받지 않는 시간, 오롯이 나와 내가 마주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마냥 업무로만 채울 필요는 없다. 어떤 날은 멍하니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생각을 정리하며 천천히 글 한 줄을 쓰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쓰고 있다는 감각 자체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낮잠 시간을 기다린다. “언제 잘까?”라는 초조함보다는, “잠들면 뭘 할까?”라는 기대감으로 시간을 맞이한다. 아이가 눈을 감고 조용해지는 그 순간, 나의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조용한 1~2시간이, 나를 다시 일으키고, 다음 날로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다.
낮잠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이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크고 선명한 ‘나의 시간’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오직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도 나를 다시 키보드 앞으로 앉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