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정말 바뀌고 있는가?’를 묻는 일은 드물다. 변화는 거창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차이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한달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하며 기록한 변화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며, 달라진 표정이나 말투, 혹은 일상의 루틴 속에서 “예전과는 좀 다르네”라는 생각이 들면 그게 바로 변화의 신호이다. 나는 지난 한 달간 내 생활에 몇 가지 작은 실험을 더했다. 특별히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큰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나의 하루를 의식적으로 살아보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변화였다. 그 과정에서 이전의 나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발견했고, 그것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하루의 시작이 달라졌다 – 아침 루틴의 힘
한 달 전, 나의 하루는 늘 ‘뒤늦게 시작하는 하루’였다. 알람은 여러 번 울리고, 눈을 비비며 억지로 일어나는 것이 일상이었다. 정신없이 씻고, 커피를 마시고, 회사나 할 일에 쫓기듯이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은 내가 아닌 외부 상황이 주도했고, 나는 늘 피로한 상태로 하루를 맞이했다.
그러나 어느 날 책에서 한 문장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신의 하루는 첫 10분이 결정한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이상하게 가슴에 오래 남았고, 다음 날부터 작은 실천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알람을 10분만 더 일찍 맞춰두고,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물 한 컵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그저 기분 전환이었다. 하지만 며칠을 지속하고 나니 아침에 여유가 생겼고, 마음의 속도가 달라졌다. 이전에는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켜고 뉴스나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이제는 잠시 머무르며 나의 오늘을 상상하게 되었다. 이 여유는 단지 기분만의 변화가 아니었다. 일에 집중하는 시간, 감정을 다루는 여유, 관계에서의 여운까지 전반적으로 나를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제 나는 하루를 시작할 때 ‘해야 할 일’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싶은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되었다. 아침의 10분은 그 무엇보다도 나를 변화시킨 핵심적인 시간이었다.
감정에 휘둘리던 내가 감정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변했다
한 달 전, 나는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쉽게 상처받고, 사소한 일이 틀어져도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다. 감정이 올라오면 그것이 곧 나의 반응이 되었고, 후회는 항상 뒤따랐다. “왜 그때 그렇게 말했지?”, “조금만 참을 걸” 하는 자책이 반복되었다.
그러던 중 ‘감정 기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에 한 번, 내 감정 상태를 단어로 적고 간단한 이유를 쓰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짜증’, ‘불안’, ‘무기력’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이유도 늘 비슷했다. “할 일이 많아서”, “다른 사람 눈치 때문에”, “지쳐서.” 그렇게 반복되는 감정을 기록하며 나는 나의 감정 패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감정은 예고 없이 올라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일정한 리듬과 구조가 있었다. 피곤한 날일수록 예민해졌고,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지 않았을 때 유난히 외로움을 느꼈다. 그런 흐름을 알게 된 후부터는 감정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신호’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감정을 억제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는다. 올라오는 감정을 바라보고, 이름 붙이고, 조금 기다린다. 그렇게 하면 예전보다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후회도 줄어들었다. 감정을 ‘바로 반응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잠시 머물러야 할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것은 나에게 매우 깊은 변화였다.
관계에 대한 나의 태도가 조금씩 유연해졌다
과거의 나는 관계에 예민한 사람이었다. 누군가 연락을 늦게 하면 마음이 불편했고, 대화 중 상대방이 조금 시큰둥하면 ‘내가 뭔가 잘못했나?’라고 생각하곤 했다. 항상 관계의 온도를 계산했고, 그 온도에 따라 기분도 휘청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피곤한 관계 태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천했던 방법이 바로 ‘기대 내려놓기’였다. 연락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하고 싶을 때 먼저 보내는 것. 반응을 바라는 마음보다, 내가 진심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는 연습을 했다.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주는 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엔 서운한 감정도 있었다. 나 혼자 노력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관계에서 훨씬 자유로워졌다.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줄자, 나 자신도 더 가볍고 자연스러워졌다. 몇몇 관계는 조용히 멀어졌지만, 몇몇은 더 깊어졌다. 그 변화의 흐름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자, 오히려 관계가 더욱 건강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맞춰가는 기술’보다, ‘나를 지키면서도 유연해지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한 달 사이에 얻은 관계에 대한 가장 큰 배움이었다.
나를 믿지 못하던 내가,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예전의 나는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내가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앞섰고, 조금만 흐트러져도 포기하거나 자책하는 일이 많았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니, 남들의 시선에도 쉽게 흔들렸고, 자기 기준 없이 살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달에는 그 부분을 조금 바꿔보고자 했다.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작지만 매일 해낼 수 있는 일’을 정해 나에게 매일 작은 신뢰를 주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매일 물 1.5리터 마시기,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앉아서 책 읽기, 잠들기 전 하루의 감정 기록하기 같은 것들이었다.
이런 일들이 무슨 변화가 있을까 싶었지만, 하루하루 쌓이자 느낌이 달라졌다. ‘어제도 했으니까 오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확신이 조금씩 자기 효능감으로 연결되었다. 더 이상 시작을 망설이지 않았고, 작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훨씬 더 ‘나와 친한 사람’이 되었다. 실패하더라도 나를 심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자기 신뢰는 거창한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나 자신에게 “넌 해낼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반복 속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배웠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하지만 그 안에 나를 돌아보는 마음, 조금씩 실천해보려는 노력, 그리고 소소한 습관들이 어우러졌을 때 삶은 분명히 다른 결을 가지게 된다. 나는 지금, 한 달 전의 나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여유 있고, 덜 흔들리고, 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지치고, 때로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가장 달라진 점은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변화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다듬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또 하나의 한 달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어떤 변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설렌다. 중요한 것은 매일을 의식적으로 살아가려는 태도이며, 그 태도는 언젠가 나를 내가 기대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