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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산업 속 한국 기업: 위성 부품, 발사체 관련 스타기업 소개

by 뉴저지오맘 2025. 4. 8.

한때 ‘우주 산업’은 국가 기관과 일부 글로벌 항공우주 대기업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우주 산업의 민간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뉴 스페이스’라는 패러다임이 정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조용하지만 강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은 국내 우주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역할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우주 산업 속 한국 기업: 위성 부품, 발사체 관련 스타기업 소개
우주 산업 속 한국 기업: 위성 부품, 발사체 관련 스타기업 소개


과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위주의 우주 정책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민간 기업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 위성 설계, 소형 위성 부품, 발사체 제작, 우주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스타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 하이브리드 엔진 기반 소형 발사체 개발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에 설립된 발사체 전문 스타트업으로, 현재 한국 우주 스타트업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글로벌 진출과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소형 위성 발사체 ‘한빛’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2023년 3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장에서 ‘한빛-TLV’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자력으로 발사체 시험을 진행한 사례는 매우 드물며, 이노스페이스는 이를 통해 기술력과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시험발사는 비록 완전한 위성 궤도 진입을 위한 것이 아니었지만, 실제 상업 발사를 위한 기술 점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노스페이스는 단순히 로켓을 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위성 고객을 위한 발사 플랫폼을 제공하는 ‘우주 물류 기업’으로의 확장을 준비 중이다. 특히 중남미, 동남아 등 기존에 대형 발사체 기업들이 진입하지 못했던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자사 발사체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등장은 “발사체는 국가만 만드는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있으며, 한국이 자립형 발사체 기술을 민간 주도로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노스페이스는 향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로켓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업이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 한국판 ‘로켓랩’을 꿈꾸는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에 설립된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으로, 뉴질랜드의 로켓랩처럼 소형 위성 발사에 최적화된 소형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블루웨일 1’이라는 이름의 소형 발사체를 통해 큐브샛 또는 소형 위성을 저궤도에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발사체 자체의 소형화와 자동화이다. 로켓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연소 안정성과 궤도 진입 정확도를 확보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빠른 준비와 저비용 발사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최근 우주 산업의 트렌드인 ‘빈번한 소형 위성 발사’에 적합한 방향이기도 하다.
또한 페리지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발사 거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 소형 로켓 전용 발사장을 구축하려는 계획은 한국 최초의 민간 로켓 발사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자체 발사 플랫폼 확보라는 실용적인 의미를 지닌다. 정부의 허가 및 민간 투자 유치가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페리지는 동북아시아 내 민간 발사 서비스 허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의 ‘빠름과 작음’이라는 요소에 집중하며, 우주 산업에서 중요한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향후 다국적 위성 스타트업 및 국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상업 발사를 성사시킨다면, 아시아판 로켓랩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 초소형 위성 제작과 데이터 분석의 융합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마이크로샛, 나노샛) 제작과 위성 데이터 처리 기술을 동시에 갖춘 스타트업이다. 단순한 위성 하드웨어 제작에 그치지 않고,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 솔루션까지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 위성 모델인 ‘Observer-1A’는 자체 설계와 제작을 통해 완성된 초소형 지구관측 위성이다. 2023년 SpaceX의 Rideshare 프로그램을 통해 궤도에 올려진 이 위성은 실제로 고해상도 영상 데이터를 수집해 기상, 농업, 환경 모니터링 등에 활용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이를 기반으로 '위성 제작 + 데이터 플랫폼'을 결합한 수직 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위성 자체의 자동제어 시스템, 고성능 이미지 압축 기술 등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으며, 민간 고객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위성 데이터 분석 솔루션 판매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즉, 위성을 만들어서 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주에서 내려오는 데이터를 다시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모델을 구현 중인 것이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을 가진 데이터 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지구관측, 기상,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우주를 도구로 활용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나라스페이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스타트업이다.

루미르 – 우주용 광원 부품과 정밀 센서 기술의 융합

루미르는 본래 친환경 LED 조명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우주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광원 기술과 정밀 센서 모듈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사례다. 특히 고온, 진공, 방사선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광원 시스템을 개발하며, 위성 및 탐사선 내부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 중이다.
루미르의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산업용 조명 기술을 우주 환경에 맞춰 재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 산업에서는 모든 부품이 경량화되어야 하며, 동시에 고신뢰성을 요구한다. 루미르는 저전력·고출력·고내구성 광원 시스템을 기반으로, 위성 내부의 센서 보조광, 탐사 로봇의 시야 확보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외에도 자사의 정밀 광센서를 활용해 태양 전지판의 각도 조절, 광선량 분석, 반사율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한 모듈을 선보이며, 여러 우주 시스템 개발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우주 전장품(전자부품)’ 분야를 민간에서 개발하는 사례로,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루미르는 아직까지 발사체나 위성 제작 기업들만 주목받는 우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기능성 부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특이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이러한 시도는 우주 산업의 ‘다양화’와 ‘정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의 우주 산업은 이제 ‘국가 주도 개발’이라는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넘어, 민간 스타트업 중심의 혁신적인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다. 발사체부터 위성 제작, 부품 개발, 데이터 활용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고 있으며, 그 기술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점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는 발사체 개발이라는 가장 기술 집약적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나라스페이스는 위성과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수직 통합형 모델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루미르는 우주 부품과 정밀 센서라는 틈새 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해가고 있다.
우주는 더 이상 국가 기관만의 도전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우주를 향한 기술과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앞으로 10년, 한국 우주 산업의 미래는 바로 이들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