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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편집숍에서 먼저 알아본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by 뉴저지오맘 2025. 4. 8.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이제 국내 시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해외 편집숍에서 먼저 주목한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철학과 정체성, 그리고 어떻게 글로벌 무대에 진입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해외 편집숍에서 먼저 알아본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해외 편집숍에서 먼저 알아본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브랜드들이 해외의 감도 높은 편집숍에서 먼저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끄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패션에 국한되지 않고, 향, 오브제, 테이블웨어, 가구 등 일상 전반을 감각적으로 채워주는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확장된 브랜드 정체성을 지닌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브랜드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파리, 런던, 도쿄, 뉴욕 등 감도 높은 글로벌 도시의 편집숍들이 먼저 이들의 제품을 선보였고, 이로 인해 역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되며 거꾸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젠틀몬스터 – 감각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의 상징

젠틀몬스터는 이제 단순한 아이웨어 브랜드를 넘어, 공간, 예술, 감각 그 자체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파는 브랜드이지만, 그 제품 하나하나보다는 브랜드가 만들어낸 ‘경험’ 자체가 소비의 중심이 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브랜드적 상징성을 인정받았고, 지금도 글로벌 편집숍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한국 브랜드 중 하나이다.

젠틀몬스터의 독보적인 전략은 ‘리테일 공간’을 일종의 설치미술처럼 활용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의 뉴욕, 런던, LA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전시와 몰입형 체험이 결합된 설치 공간에 가깝다. 이 독특한 매장 구성은 글로벌 편집숍과 소비자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젠틀몬스터만의 언어’가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작용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브랜드 전략은 파리의 ‘콜레트’, 도쿄의 ‘Restir’, 런던의 ‘LN-CC’ 등 감도 높은 편집숍에서 먼저 반응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인 아이웨어 브랜드가 ‘제품력’을 통해 입점 제안을 받는 것과 달리, 젠틀몬스터는 ‘세계관이 분명한 브랜드’로서 큐레이터의 호기심을 자극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공간, 오브제, 시선 모두가 제품보다 더 먼저 다가오는 브랜드인 것이다.

젠틀몬스터의 또 다른 차별성은 다양한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전략에 있다. 톰브라운, 메종 마르지엘라, 삼성전자, 그리고 최근에는 제니와의 ‘Jentle Garden’ 컬렉션까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아우르는 협업 프로젝트는 젠틀몬스터의 정체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과정은 젠틀몬스터가 단순히 제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맥락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확장된 결정적 계기였다.

젠틀몬스터가 편집숍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은 ‘무엇을 팔지’보다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철저히 고민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서사, 감각적 체험, 시각적 일관성은 오늘날의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소비하는 방식’에 정확히 부합한다.

젠틀몬스터는 “브랜드란 결국 감각적 언어의 총체”라는 명제를 실체화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그 감각의 언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감성 편집숍의 쇼윈도 한가운데서 소비자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디너리피플 – 패션과 예술 사이를 잇는 감각의 확장

오디너리피플은 원래 남성복 패션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브랜드이다. 디자이너 장형철이 이끄는 이 브랜드는 옷뿐 아니라 오브제, 향, 공간 디자인까지 포괄하는 예술적 감각을 브랜드 전반에 녹여내고 있다.

오디너리피플이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은 배경에는 파리의 편집숍 ‘Colette’와 일본 ‘United Arrows’의 바잉이 있었다. 이들 편집숍은 단순히 옷을 잘 만든 브랜드보다, 문화적 메시지와 태도를 담은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소개하는 경향이 있으며, 오디너리피플은 그 정서에 정확히 부합하는 브랜드였다.

특히 오디너리피플은 시즌마다 독립적인 테마를 가지고 전시처럼 컬렉션을 풀어낸다. 컬렉션 룩북조차 미술관의 전시처럼 연출되며, 포스터, 향, 소품 등과 결합된 형태로 제안된다. 이런 방식은 브랜드를 하나의 ‘작은 세계관’으로 보여주려는 전략이며, 해외 감성 중심 편집숍들이 선호하는 큐레이션 방식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브랜드의 감각적인 비주얼, 세심한 소재 사용, 철학 있는 메시지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서 '경험'을 파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식되게 했다. 오디너리피플은 이를 통해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더 먼저 인정을 받았고, 이는 곧 브랜드의 정체성 강화와 프리미엄화로 이어졌다.

프루아 – 한국 향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증명하다

향기 브랜드 프루아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뉴욕의 ‘The Line’, 파리의 ‘Merci’, 도쿄의 ‘Edition’ 등 주요 편집숍에 입점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브랜드이다. 한국적인 정서와 미니멀한 디자인, 그리고 고유의 향조 구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루아는 한국의 사계절과 자연, 공간의 기억을 향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 제품인 ‘서울의 겨울’, ‘제주의 밤’ 등은 향 자체에 장소성과 감정을 부여하며, 이는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이국적인 ‘정서적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히 향이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축적된 기억을 담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편집숍에서 프루아를 눈여겨본 이유는 바로 이 ‘이야기를 담은 향’에 있다. 글로벌 퍼퓸 브랜드는 많지만, 아시아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성을 균형 있게 담은 브랜드는 많지 않다. 프루아는 한국적인 모티프를 억지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하였다.

브랜드는 현재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바이어 문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보다 유럽, 북미에서 더 활발한 반응을 얻고 있다. 향 브랜드로서의 차별성과, 아시아적 정서를 고급스럽게 풀어낸 점은 프루아를 한국의 ‘Byredo’로 성장시킬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원오브어카인드 – 버려진 소재로 만들어낸 미학

원오브어카인드는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버려진 소재나 사용 후 재가공된 원단을 활용해 가방, 소형가구, 키친웨어 등을 제작한다. 이 브랜드는 특히 유럽의 지속가능 패션 및 디자인 편집숍에서 먼저 입점 제안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리사이클 캔버스 토트백’은 1970~80년대 군용 텐트 천을 재가공하여 제작되며, 각 제품마다 고유의 얼룩, 바느질 자국이 남아 있어 제품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미학을 형성한다.

프랑스 파리의 ‘Centre Commercial’, 독일 베를린의 ‘Voo Store’ 등은 원오브어카인드의 브랜드 철학에 깊이 공감하며, 다양한 팝업 전시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유럽 소비자들은 ‘물건이 가진 흔적을 그대로 남겨둔 미학’에 대해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원오브어카인드의 전략과 정확히 맞물렸다.

또한, 브랜드는 제품 제작 과정 자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ESG 관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디자인, 지속가능성, 투명성이라는 세 요소의 균형은 원오브어카인드가 해외 편집숍에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도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유럽 쪽에서의 반응과 수요가 더 빠르고 강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르디나 – 식문화와 테이블웨어의 감각적 결합

아르디나는 한국의 전통 식기와 현대 디자인을 결합하여 만든 테이블웨어 전문 브랜드이다. 백자와 청자, 도자기와 금속이 조화를 이루는 이 브랜드는 일본과 프랑스의 고급 테이블 편집숍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도쿄 ‘Claska Gallery & Shop’과 파리 ‘Le Bon Marché’의 바잉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르디나의 핵심은 ‘쓰임과 아름다움의 균형’이다. 단순히 멋있는 테이블웨어가 아니라, 실제 일상 식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제작된다. 이 점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일상 안에서의 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는 면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정체성을 완성시켜준다.

제품 라인업은 전통적인 백자의 형태를 차용한 접시, 유약을 반쯤 걷어낸 찻잔, 무광 금속 트레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한국의 전통 공예 방식과 현대적 조형 언어가 조화를 이룬다. 해외 편집숍들이 이 브랜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문화가 담긴 디자인’을 통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유럽, 미국 등지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협업 요청이 이어지고 있으며, 레스토랑의 식기 디자인을 전담하거나, 브랜드 테이블웨어를 ‘음식과 함께 경험하는 오브제’로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르디나는 단순한 식기 브랜드를 넘어서 '식문화 공간 디자인 브랜드'로 확장 중이다.


해외 편집숍에서 먼저 주목한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세련된 정체성’과 ‘문화적 내러티브’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단순히 잘 만든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감각적인 경험을 구성해주는 큐레이션 브랜드에 가깝다.

오디너리피플의 감성, 프루아의 향기, 원오브어카인드의 흔적, 아르디나의 쓰임. 모두 다르지만, 모두 이야기로 기억되는 브랜드이다. 그들이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이유는 ‘한국’이라는 브랜드 네임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제된 언어와 태도를 가진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글로벌 편집숍과의 협업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문법”으로 세계를 설득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단순한 수출이 아닌, 감각의 수출이 이루어지는 시대에 한국 브랜드는 그 감도의 중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