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과 Z세대는 개성과 정체성을 중시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 세계관을 표현한다. 오늘은 밀레니얼과 Z세대가 열광하고,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한국의 대표 패션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스타일과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단순히 옷을 입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감각까지 소비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들은 독창적인 디자인, 디지털 친화력,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SNS와 K-컬처의 영향력은 브랜드를 국경 없이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이더 – 해석과 해체를 통해 정체성을 만든 브랜드
에이더는 2014년에 서울에서 시작된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로, 전통적인 패션 문법을 비틀고 해체하는 실험적인 스타일링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명 ‘Ader’는 ‘Analog + Digital + Error’의 합성어이며, 여기에 ‘오류를 예술로 만든다’는 철학이 더해져 브랜드의 정체성이 구축되었다. 에이더는 전형적인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비표준적인 접근과 디지털 감각을 활용해 ‘어긋남’과 ‘불완전함’을 하나의 미학으로 승화시킨다.
에이더의 컬렉션은 늘 ‘균형 잡힌 파괴’를 기반으로 한다. 일반적인 패턴에 의도적으로 왜곡된 단추 위치, 비대칭 소매, 과장된 실루엣 등을 사용함으로써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착용자 스스로 해석의 주체가 되게 만든다. 이는 바로 밀레니얼과 Z세대가 열광하는 ‘나만의 의미 부여’와 ‘유니크함’을 건드리는 전략이다.
해외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에이더는 프랑스의 유명 편집숍 ‘코렛’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런던의 ‘셀프리지스’, 미국의 ‘오프닝 세레모니’ 등 여러 글로벌 하이엔드 리테일러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또한 2019년에는 푸마와의 협업을 통해 ‘Ader Error x Puma RS-0’ 스니커즈를 선보이며, 스포티한 감성과 실험적 디자인의 조화를 이끌어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특히 에이더는 단지 ‘옷’만이 아니라, 비주얼 디렉팅, 영상, 공간 디자인, 온라인 콘텐츠 등 전방위적인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 홈페이지 하나도 마치 아트 디렉팅된 전시처럼 구성되며, SNS 역시 브랜드 무드를 완벽히 시각화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에이더는 제품 이름에도 독특한 세계관을 부여한다. 컬렉션에는 자주 가상의 인물, 공간, 개념어 등이 등장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서사적 접근을 한다. 이와 같은 서사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단순한 소비자에서 ‘팬덤’으로 발전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에이더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새로운 해석을 제안하는 플랫폼이자, 시각적 실험실 같은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해외 유명 매거진들이 ‘포스트 스트리트웨어 시대의 선두주자’, ‘디지털 패션 시대의 미니멀한 해커’ 등으로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
에이더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원하는 ‘개성’, ‘의미’, ‘참여’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질서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젠틀몬스터 – 혁신적인 아이웨어로 세계를 사로잡다
2011년에 설립된 젠틀몬스터는 독특한 디자인과 예술적인 매장 구성으로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명은 '부드러움'을 의미하는 'Gentle'과 '강렬함'을 의미하는 'Monster'의 조합으로, 상반된 요소의 조화를 추구한다. 젠틀몬스터는 설립 초기부터 아시아 고객들의 선호를 반영하여 기존 서구 브랜드보다 큰 프레임의 안경을 디자인했다. 이러한 차별화된 디자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에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젠틀몬스터의 안경을 착용하면서 브랜드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러한 미디어 노출은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젠틀몬스터는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현재 젠틀몬스터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매장을 운영하며, 각 매장은 독특한 예술 작품과 설치물로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매장 디자인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젠틀몬스터의 성공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충족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앤더슨벨 – 한국과 스칸디나비아 감성의 조화
2014년에 설립된 앤더슨벨은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과 스칸디나비아의 미니멀리즘을 결합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설립자 김도훈은 한국의 패션에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접목하여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고자 했다. 앤더슨벨은 설립 초기부터 국내외 패션 피플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브랜드는 2023년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첫 런웨이 쇼를 개최하며 글로벌 패션 무대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앤더슨벨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과 품질에 대한 고집이 있다. 브랜드는 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며, 각 컬렉션은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요소를 동시에 담고 있다. 또한, 앤더슨벨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며, 친환경 소재의 사용과 윤리적인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환경을 중시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앤더슨벨의 성공은 한국 패션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위던 – K-팝과 함께 성장한 글로벌 브랜드
2015년에 설립된 위던은 서울의 컨셉 스토어 '레어 마켓'의 인하우스 브랜드로 시작하여, 현재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드 설립자 제시카 정과 다미 권은 K-팝의 글로벌 인기를 활용하여 브랜드를 알렸다. 특히, K-팝 스타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으며, 이러한 전략은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위던의 디자인은 유니섹스 스트리트웨어로, 동서양의 미학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브랜드는 2022년 세쿼이아 차이나의 투자를 받아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위던의 성공은 K-팝과 패션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뮤지나 –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패션 생태계 구축
2001년에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한 뮤지나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플랫폼은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하며, 특히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에게는 중요한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뮤지나는 2024년 기준으로 약 8,000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16년 약 2,000개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성장은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선호와 맞물려 이루어졌다. 특히, 뮤지나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패션 콘텐츠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뮤지나의 성공은 온라인 플랫폼이 패션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제 한국 패션은 단순히 ‘잘 만든 옷’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와 취향을 제안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정형화된 스타일보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반영한 브랜드에 열광하며, 에이더, 앤더슨벨, 젠틀몬스터 등은 이러한 세대의 니즈를 가장 감각적으로 해석해낸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이들은 단순한 아시아 브랜드가 아닌, 글로벌한 감도와 정체성을 갖춘 창의적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곧 K-컬처의 확장일 뿐 아니라, 한국의 디자인 언어와 미학이 세계적 공감을 얻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한국의 패션 브랜드들은 고유의 감각과 태도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선택은 곧 미래의 기준이 되며, K-패션은 그 중심에서 새로운 문법을 쓰고 있는 중이다.